최근에 아주 핫했던 33원정대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풀네임은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 ‘Clair Obscur: Expedition 33’.
아직도 풀네임은 제대로 읽지 못 하는 1인입니다…
이 게임은 게임 자체도 재미있고, 어찌보면 지루할 수 있는 턴제게임에 독특한 시스템들을 통해서 타격감과 긴장감 등
다양한 전투적 재미요소를 갖춘 게임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음악!
게임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명곡 중 하나가 바로 33원정대 OST의 메인 테마 ‘Alicia’입니다.
이 곡은 단순한 배경 음악이 아니라, 게임의 세계관과 감정을 그대로 품고 있는 음악적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글에서는 음악적 관점과 음향적 관점에서 ‘Alicia’를 세밀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1. Alicia의 음악적 특징 – 장르와 악기 편성
33원정대의 오프닝 테마 ‘Alicia’는 영화음악과 같은 웅장함을 지닌 심포닉 오케스트라 발라드 스타일의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낭만주의적 색채가 강하고, 서정적이면서도 동시에 희망적인 고양감을 전달합니다.
곡을 처음 들으면 부드럽게 시작해 점점 고조되며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서사적인 구조가 인상적이죠.
악기 편성은 풀 오케스트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현악기가 따뜻한 배경을 만들고 목관과 하프가 섬세한 색채를 더합니다.
여기에 금관과 타악이 후반부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곡의 웅장함을 완성합니다.
무엇보다도 여성 보컬의 감성적인 선율이 중심을 잡아, 단순한 기악곡이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2. 레이트모티프와 주제 선율
이 곡의 핵심은 단순히 아름다운 멜로디에 그치지 않고, 게임 전체에 걸쳐 반복 변주되는 주제 모티프라는 점입니다. ‘Alicia’의 선율은 전투 장면, 감정적인 이벤트, 오르골 편곡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줍니다.
덕분에 OST 전체가 한 줄기로 연결된 듯한 통일감을 가지게 됩니다.
모티프란?
- 예체능 일반 회화, 조각, 소설 따위의 예술 작품을 표현하는 동기가 된 작가의 중심 사상.
장식에서는, 여러 무늬가 하나의 무늬로 통합되어 그 연속에 의해서 하나의 제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를 이르기도 한다.- 음악 형식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
둘 이상의 음이 모여서 된 것인데, 선율의 기본이 되며 또 일정한 의미를 가진 소절(小節)을 이룬다.
3. 믹싱의 정교함 – 공간감과 밸런스
음향적으로 ‘Alicia’는 영화음악 수준의 믹싱을 보여줍니다.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를 녹음한 만큼 홀 리버브가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 넓고 깊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악기는 스테레오 필드 전반에 퍼지며 배경을 감싸고, 금관과 타악은 후열에서 무게감을 주고, 보컬은 전면에 배치해 명확하게 들리도록 설계되어 있죠.
이런 배치 덕분에 마치 눈앞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듯한 생생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형성됩니다.
4. EQ와 다이내믹 컨트롤
보컬과 오케스트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EQ와 컴프레션 처리가 세심하게 들어갔습니다.
보컬의 핵심 대역(2~5kHz)을 살리고, 현악기와 피아노의 중역대를 정리하여 보컬이 묻히지 않도록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저역대에서는 팀파니와 콘트라베이스가 과도하게 붕뜨지 않도록 다이내믹 컨트롤이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섬세한 피아노 파트부터 폭발적인 클라이맥스까지, 다이내믹 레인지를 자연스럽게 살리면서도 귀에 부담 없는 안정적인 청취감을 제공합니다.
5. 사운드 디자인 – 순수한 오케스트라의 힘
‘Alicia’는 인위적인 전자음이나 과도한 효과음을 사용하기보다, 오케스트라와 보컬 자체의 울림을 최대한 아름답게 담아내는 데 집중한 곡입니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는 가상 악기와 실제 연주를 블렌딩하여 더 풍부한 음색을 구현하는 기법이 쓰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현대 게임 음악 제작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으로, 현실적인 사운드와 이상적인 음색을 동시에 얻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 곡은 메인 테마로서 오르골 버전, 피아노 솔로 버전 등 다양한 편곡으로 변주되어 게임 속 여러 장면에 등장합니다.
이는 원곡의 멜로디가 얼마나 견고하게 설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죠.
6. 정리 – Alicia가 주는 의미
결론적으로 ‘Alicia’는 33원정대 OST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곡입니다.
오케스트라 편성과 보컬의 조화, 정교한 믹싱과 사운드 디자인, 그리고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선율까지.
음악 전공자나 사운드 엔지니어가 참고할 만한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 음악이라는 틀을 넘어, 독립적인 음악 작품으로도 감상 가치가 충분합니다.
7. 개인적인 감상 – Alicia를 들으며 느낀 것들
솔직히 처음 ‘Alicia’를 들었을 때, 게임 음악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딱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마치 영화관에 앉아 오프닝 시퀀스를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서정적인 현악기 위에 얹힌 보컬의 첫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 순간적으로 시간 감각이 흐려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곡이 점점 고조되면서 금관과 타악이 등장하는 순간, 단순히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이 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팀파니의 묵직한 울림과 보컬의 절규 같은 고음이 겹칠 때는, “아, 이건 게임 속 전투나 장면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저에게 인상 깊었던 건, ‘Alicia’가 화려하기만 한 음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곡의 초반에는 굉장히 섬세한 디테일이 숨어 있어요. 예를 들어 목관악기의 가볍고 유려한 선율이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데, 그게 곡 전체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을 들을 때면, 마치 캐릭터의 숨결이나 서사가 음악에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탄하게 됩니다.
보컬 역시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가사의 의미를 몰라도, 발음 하나하나에 실린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더군요.
저는 이 부분에서 약간의 ‘성가(聖歌)’ 같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신비롭고도 따뜻한, 동시에 슬픔을 안고 있는 듯한 목소리였죠. 이게 바로 인간의 목소리가 가진 힘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오케스트라와 보컬이 완전히 겹쳐 터져 나올 때, 그 에너지가 단순히 ‘웅장하다’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실제로 게임 속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 한 편의 거대한 서사시의 일부가 된 기분이었어요.
감히 말하자면, 이 곡은 단순히 듣는 음악이 아니라 경험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곡이 끝난 뒤 남는 잔향… 그 여운이 참 오래 갑니다.
음악이 끝났는데도 머릿속에서는 멜로디가 계속 맴돌고, 마음은 아직도 그 세계 속에 남아 있는 것 같은 기분.
이게 바로 OST가 게임에 주는 진짜 힘 아닐까요?
‘Alicia’는 저에게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감정을 움직이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왔습니다.